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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수비(文過遂非)

등록일: 2026-02-20 조회: 5

文 글월, 꾸밀 문
過 지날 , 잘못 과
遂 따를 수
非 아닐 , 허물 비

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 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이리저리 꾸며 합리화하고 잘못된 행동을 계속하는 것을 나타낸다.

문과수비에서 ‘ 과 ( 過 )’ 는 모르고 지은 잘못을 , ‘ 비 ( 非 )’ 는 알면서도 지은 죄악을 이른다 . 그리고 ‘ 문 ( 文 )’ 은 꾸미는 것을 , ‘ 수 ( 遂 )’ 는 따르거나 답습하는 것을 뜻한다 . 따라서 문과수비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그럴듯한 말로 합리화하여 조금도 뉘우치지 않은 채 잘못된 행동을 계속 행하는 것을 나타낸다 . ‘ 문과식비 ( 文過飾非 )’ 라고도 한다 .

이와 유사한 의미의 사자성어로는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남의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는 것을 뜻하는 ‘ 호질기의 ( 護疾忌醫 ) ’ 가 있다 . 그리고 반대되는 의미의 사자성어로는 채찍으로 쓰는 가시나무를 등에 지고 가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는 뜻의 ‘ 부형청죄 ( 負荊請罪 ) ’ 가 있다 .

문과수비의 출전은 ≪ 자치통감 ( 資治通鑑 ) ≫ 이다 . 중국 한나라 때 효혜황제 ( 孝惠皇帝 ) 는 모친에게 문안을 드리기 위해 장락궁 ( 長樂宮 ) 에 갈 때마다 통행을 금지하는 것이 백성들을 번거롭게 한다고 여겼다 . 그래서 무기고의 남쪽에 복도 ( 複道 , 이중으로 된 길로 , 윗길은 황제가 아랫길은 백성이 다녔음 ) 를 축조하게 하였다 . 그러자 황제를 보좌하던 숙손통 ( 叔孫通 ) 이 다음과 같이 간하였다 . “ 매달 고제 ( 高帝 ) 의 사당에 간직되어 있는 의관을 꺼내 고묘 ( 高廟 ) 로 옮기게 되어 있습니다 . 그런데 의관을 받들고 가는 길이 이번에 축조한 복도의 아래에 있으니 , 어찌 자손이 종묘로 가는 길 위를 타고 다니게 할 수 있습니까 ?” 이에 황제가 두려워하며 급히 복도를 허물어 버리려고 했는데 , 숙손통은 다음과 같이 만류하였다 . “ 군주에게는 잘못된 행위가 없어야 합니다 . 지금 이미 복도를 축조해서 백성들이 모두 이를 알고 있습니다 . 따라서 폐하께서는 위수 ( 渭水 , 웨이수이강 ) 북쪽에 원묘 ( 原廟 , 정식 종묘 외에 또다시 건립한 종묘 ) 를 만들어 의관을 매달 꺼내 고묘로 받들고 가시고 , 종묘를 더욱 확장하신다면 이는 큰 효도의 근본입니다 .” 그러자 황제는 명을 내려 원묘를 건설하게 하였다 .

이에 대해 ≪ 자치통감 ≫ 의 저자인 사마광 ( 司馬光 ) 은 숙손통의 행동을 비난하면서 다음과 같이 평했다 . “ 허물은 사람이 반드시 면치 못하는 것이다 . 요 ( 堯 ) 임금은 허물을 스스로 알지 못할까 근심하였기 때문에 비방목 ( 誹謗木 , 왕이 백성들에게 잘못을 지적받기 위해 궁궐 다릿목에 세운 나무 ) 을 설치하고 감간고 ( 敢諫鼓 , 잘못된 정치가 있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두드리도록 궁궐 문 앞에 설치한 북 ) 를 설치하였다 . 그러니 군주의 허물을 백성들이 들을까 두려워할 것이 있었겠는가 ? 은 ( 殷 ) 나라 탕왕 ( 湯王 ) 때의 재상이었던 중훼 ( 仲虺 ) 는 ‘ 허물을 고침에 인색하지 않다 .’ 라고 탕왕을 찬미하였고 , 은나라 고종 ( 高宗 ) 때의 재상이었던 부열 ( 傅說 ) 은 고종에게 허물을 부끄러워하여 그릇된 행위를 만들지 말 것을 경계하였다 . 따라서 군주가 된 자는 허물이 없는 것을 훌륭하게 여기지 않고 , 허물을 고치는 것을 아름답게 여긴다 . 그런데 숙손통이 그 군주에게 허물을 그럴듯하게 꾸며서 잘못된 행동을 계속 저지르도록 이끌었으니 , 어찌 잘못된 일이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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