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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뇌도지(肝腦塗地)

등록일: 2025-03-14 조회: 1

간장과 뇌수가 땅에 쏟아진다는 뜻으로 참혹한 죽음 또는 나라를 위한 희생을 이르는 말이다.

肝 : 간 간
腦 : 뇌 뇌
塗 : 진흙 도
地 : 땅 지

《사기(史記)》 유경숙손통열전(劉敬叔孫通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한(漢) 고조(高祖) 유방(劉邦)이 항우(項羽)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중원을 평정한 후 도읍을 새로 정하는 것에 대해 신하들과 논의하였다. 신하들은 이렇게 말했다. "주(周)나라는 낙양(洛陽)을 도읍으로 하여 왕조가 몇 백 년을 유지하였고, 진(秦)나라는 함양(咸陽)을 도읍으로 하였다가 2대를 채 못 넘기고 멸망하였습니다. 그러니 낙양을 도읍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고조는 주저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 고조 5년, 유방이 낙양을 순행하고 있었는데 누경(婁敬)이라는 사람이 황제를 알현하기를 청하여 물었다. "폐하께서 낙양을 도읍으로 하려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나라 왕실과 융성함을 견주려는 것입니까?" 유방이 대답했다. "그렇소." 이에 누경이 말했다. "폐하께서 천하를 얻으신 것은 주나라와 다릅니다. 주나라 왕실은 그 선조 때부터 덕행을 수십 년 쌓아왔기에 사람들이 그를 기꺼이 따르려고 하였고 많은 살육을 거치지 않고도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풍현(豊縣)의 패읍(沛邑)에서 일어나 삼천 명의 기병을 이끌고 무수한 전쟁을 치러서 촉(蜀)과 한(漢) 땅을 석권하시고 삼진(三秦)을 평정하시고 항우와 더불어 형양(滎陽)에서 교전하시고, 성고(成皐)의 요충지를 장악하시기 위해 70차례의 큰 전투를 하시고 40차례의 작은 전투를 치르셨습니다. 천하의 무고한 백성들의 간장(肝腸)과 뇌수(腦髓)가 대지에 쏟아지게 하시고, 아버지와 자식의 뼈가 함께 들판에 뒹굴게 하신 것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지경입니다. 통곡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아직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는데 주나라 왕실의 융성함과 비교하려 하시니, 소인은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방은 누경의 말을 듣고 낙양으로 정도하려던 생각을 바꾸고 관중(關中, 지금의 서안 일대)을 도읍으로 삼았다. 그리고 누경에게 자기 성씨인 유(劉)를 하사하였다.

여기서 전하여 간뇌도지는 끔찍한 죽음을 통한 희생 또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위해 충성을 바치는 모습을 뜻한다. 비슷한 말로 분신쇄골(粉身碎骨), 분골쇄신(粉骨碎身), 분불고신(奮不顧身), 이신허국(以身許國)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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