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R 순위로 본 美 건설산업 동향... “설계‧시공‧관리 묶는 ‘통합형 사업’이 글로벌 생존 공식”
한국CM협회, 美 건설시장 심층 분석... 업계‧정부에 발전 과제 제시
세계 건설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은 설계, 시공, 사업관리를 아우르는 ‘통합형 서비스’ 역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넘어 사업 전반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한 것이다.
한국CM협회(회장 배영휘)는 최근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이 발표한 ‘2024년 상위 CM/PM 기업 순위’ 등 관련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이같이 진단했다. 협회는 이번 분석을 통해 미국 선진 건설시장의 동향을 살피고 국내 건설사업관리(CM)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 글로벌 강자들, ‘설계·시공’ 기반으로 CM 시장 장악
‘CM for Fee(용역형 CM)’ 시장은 발주자를 대신해 전문적인 사업관리를 제공하는 분야다. 이 시장의 최상위권은 순수 CM 기업이 아닌, 막강한 설계 및 시공 역량을 갖춘 Bechtel, Parsons, AECOM 같은 전통의 강자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벡텔(Bechtel)은 시공 매출이 전체 건설 매출의 70%를 넘어서는 EPC(설계·조달·시공) 강자이며, 파슨스(Parsons)는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기반으로 CM 매출을 전체의 50%까지 끌어올렸다. 설계 분야 1위인 에이컴(AECOM) 역시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시공과 CM을 아우르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각자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관리 능력을 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 신뢰가 핵심인 ‘시공책임형 CM’, 대형 시공사 독무대
시공사가 설계부터 참여해 ‘최대공사비(GMP)’를 보증하며 사업을 책임지는 ‘CM-at-Risk(시공책임형 CM)’ 시장은 더욱 명확한 경향을 보였다. 발주자와의 높은 신뢰와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필수적인 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형 시공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미국 최대 건설사 터너(Turner Construction)는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탁월한 사업관리 노하우를 입증했다. 특히 상위 10개 기업 대부분이 설계·시공 일괄(DB) 방식보다 이 방식에서 4배에서 최대 10배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원가 절감의 이익을 발주자와 공유하는 등 투명성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CM-at-Risk 방식이 미국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낡은 관행과 규제 벗어나야"... 정부·기업 모두의 변화 촉구
한국CM협회는 이번 분석을 토대로 국내 건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경직된 포지티브 규제에서 벗어나 업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촉진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CM 활성화와 직결된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 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낡은 규제와 특정 이해관계를 넘어선 유연한 정책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에는 “개별 용역 수행에 머무르는 관행을 깨고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형 건설사는 물론, 전문성을 갖춘 중소기업들도 각자의 강점을 기반으로 발주자와 신뢰를 쌓고 사업을 주도하는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감한 사업 모델 개발과 핵심 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협회는 덧붙였다.
첨부: 보고서 1부